- 아카로아가 보이는 Akaroa Harbour -
1. 제6편을 시작하며
이번 편에서는 크라이스트처치 행정 구역을 벗어나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의 조그만 해양도시 아카로아(Akaroa)로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 패키지여행들은 크라이스트처치를 남섬 먼 관광지의 출발지 성격으로만 여행일정을 잡는 관계로 정작 볼거리가 지천에 있는 시내 관광 시간이 부족하고 주변의 괜찮은 볼거리 지역들은 아예 고려 대상에서 빠지는 그런 상황을 봅니다. 이 번에 가려는 아카로아도 훌륭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먼 거리지역의 관광 일정 때문에 패키지 여행자들에게는 기회가 잘 닿지 않는 곳으로, 필요하다 생각하여 여기에 소개하게 된 경위입니다.
2. 프랑스 냄새가 나는 아카로아를 가다
□ 아카로아 소개
아카로아(Akaroa)는 19세기초 유럽 탐험가 들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식민지로 개발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이로 인해 아카로아는 뉴질랜드에서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조그만 해안 도시이자 외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karoa"는 마오리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Aka”는 ‘길”을 의미하고 “Roa”는 “물고기”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물고기의 길”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약 80km 떨어진 반도의 한 만에 위치해 있으며 관광과 함께 풍부한 해양자원과 해양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역이라 볼 수가 있습니다.
□ 아카로아 가는 길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해서 한 시간 반 정도의 가는 길도 매우 흥미롭고 볼거리가 있습니다. 도시를 벗어나면 전형적인 농촌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농촌 특유의 경관을 접하게 됩니다. 각 농작지마다 경계를 표시하는 미루나무와 대형 소나무들이 마치 스포츠머리처럼 잘려 울타리를 형성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뉴질랜드 전 국토에 걸쳐서 볼 수 있는 아주 독특하고 특징적인 농촌 풍경입니다. 그 넓은 평원에 농작물은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양과 소들만이 유유자적 풀을 뜯어먹는 목가적인 농장 풍경들을 보게 됩니다. 아마 노동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고 생각이 되는데, 여하튼 이때 드디어 실감을 하게 되죠. 아, 여기가 뉴질랜드구나.
도시를 멀리 벗어날수록 마을 들은 거의 보이지를 않습니다. 40분 정도 가게 되면 조그만 마을이 나오는데 기념품 가게도 있고 커피류와 음료수, 간단한 음식도 파는 가게를 만납니다. 오아시스 같은 곳이죠. 이때 자연의 현상도 해결하고 커피 한잔 하면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뉴질랜드에 오셨으면 꼭꼭 한 번은 맛을 보고 가야 하는 기호식품이 있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뉴질랜드는 낙농국가로 유가공 제품이 나라 특산물로 상징되고 있지요. 그러니 뉴질랜드 우유제품이 들어가는 치즈라든지 빵, 과자류 조차 세계적으로도 믿을 만한 먹을거리로 인식이 되고 있죠. 그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스크림입니다. 시내에는 한국의 “베스킨라빈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회사 제품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내추럴”과 “웬디스”라는 곳인데 뉴질랜드에 오시면 꼭 맛보고 갈 아이템 다섯에 꼽히는 먹을거리입니다.
시내에는 몰(Mall)에서만 앞서 말한 두 개의 유명제품 아이스크림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다른 편의점 같은 곳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도 사실 같은 유가공 원료를 사용할 테니 크게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 경우도 뉴질랜드에서 사는 동안 평생 먹을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 오고 가다 가게에 들르는 경우 아이스크림을 꼭 맛보시라고 이렇게 장황하게까지 글을 썼습니다.
거의 아카로아에 목전에 두고 마지막 산악 지역을 꼬불꼬불 올라가는데 여기가 절경입니다. 구름이 산 중턱이나 정상 부근에 걸쳐 있을 때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름 위에 올라선 것처럼 마치 무릉도원에 온 착각마저 드는 곳입니다. 드라이브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이죠. 정상에 올라서면 간단하게 음식과 음료도 파는 산장 같은 곳이 하나 나오는데, 전망대 역할도 하는 곳으로 저 멀리 아래에 울툴불퉁한 해안 사이로 아카로아 하버가 보입니다. 사진 찍기에도 딱 좋은 곳이고 빼어난 경관에 잠시 감상에 젖게 되는 곳입니다.
여기 산장에서 잠시 쉬는 동안에 커피 한잔 들어 보세요, 그것도 라떼나 카푸치노로 들어 보세요. 우유가 맛이 있어서 그런지 뉴질랜드는 어느 카페도 라떼 커피는 잊지 못할 정도로 맛이 있고 여운이 남습니다. 뉴질랜드 커피 라떼 정말 맛이 있으니 여행 오시면 꼭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아 있는데 남아 있는 길이 재미있습니다. 구불구불하고 커브를 돌고 구릉을 넘을 때마다 바다 전경이 들어왔다가 사라지기를 20분 정도 하다 보면 드디어 목적지인 아카로아 시내에 들어서게 됩니다.
□ 아카로아에서 볼 것들과 음식
▶ 크루즈
아카로아는 용머리처럼 특유한 모양의 리아스식 해안인 뱅크스 반도의 여러개의 만(Bay) 중에 한 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루즈를 하게 되면 만이 끝나는 깊은 바다가 나오기 전까지 2시간 정도 왕복을 하게 되는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최상의 액티비티라고 봅니다.
20여 명 정도 탈 수 있는 조그만 오픈 배가 정기적으로 운항을 하는데 배가 가면서 돌고래가 같이 쫓아오는 볼거리 하며 회항 지점의 바위에 팔자 좋게 쉬고 있는 수많은 물개들을 보게 됩니다. 배를 타기만 해도 좋은데 정정한 바닷물과 바람,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 쳐진 산들, 산중턱에 늘어서 있는 유럽식 건물들의 이국적인 풍경이 어우러져 기분마저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을 갖게 됩니다. 여기까지 오셨으면 제1순위가 크루즈를 해보는 것이라고 단정해서 추천하는 바입니다.
- 크루즈 선 타는 곳. 바로 뒤편이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늘어선 시내 중심 구역 임 -
.▶ 자이언트 하우스와 치즈 농장
좀 독특한 예술작품 및 다양한 조각과 색색의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인데, 바로 자이언트 하우스라고 일컫는 가족단위가 많이 찾는 장소입니다. 도시를 산책하면서 중간에 둘러보기 좋은 곳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떨어진 바닷가 외딴곳에 Barry’s Bay라는라는 치즈 농장 이 있는데 치즈 만드는 과정을 볼 수가 있고, 다양한 치즈를 시식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기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도 시간이 허락하면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봅니다.
아카로아가 워낙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걸어서도 한두 시간이면 구석구석 다 볼 수 있는 크기입니다. 이외에도 아카로아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조그만 박물관이 있고 아카로아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French Peak 가 있습니다. 후렌치 피크에서는 일출,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으로 시간에 맞춰 가게 되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으니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도 봅니다.
여기서 하나를 추가하라고 하면은 골프장입니다.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관계로 코스 내내 바다를 보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신체와 머리, 눈까지도 힐링할 수 있는 한적한 골프장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와서도 18홀을 돌고 가기에 충분한 거리에 있다고 볼 수가 있지요.
▶ 먹거리
여기 아카로아가 프랑스 풍의 도시라 그런지 프랑스 음식을 하는 곳이 눈에 뜨이고, 아무래도 바닷가 도시이니 해산물 요리가 많습니다. 프랑스 요리를 하는 유명식당을 고르자면 “Ma Maison Restaurant & Bar” 가 있고 바다 전망을 즐기며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들고 싶다면 캐주얼한 분위기의 “Bully Hayes Restaurant & Bar” 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간식처럼 해결하고자 한다면 여기서도 역시 국민음식”Fish & Chips” 이죠. 지금은 세월이 흘러서 모르겠지만 아카로아 시내 중심가에 있는 피시 엔 칩은 맛으로 유명세를 탔던 곳입니다. 지금도 그러한지 궁금하군요.
3. 마치면서
이번 편에서 아카로아 그리고 온천 도시 핸머 스프링(Hanmer Spring) 두 곳을 가보려고 했는데, 또 살이 붙어서 욕심만큼 가 보질 못했습니다. 또한 뱅크 페닌슐라는 아카로아 항만 같은 곳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전혀 사람의 때가 타지 않은 태고의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인적이 드문 곳인데, 여기에 자연산 전복과 초록 홍합 같은 조개류들이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경치도 빼어나서 바다를 보며 능선 길을 따라 트레킹 하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 평범하지 않은 경관이라 말할 수가 있겠네요. 크라이스트처치에 여유 있게 체류하시는 경우라면 꼭 한번 이쪽을 탐험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아카로아 편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편에서는 핸머 스프링과 본격적인 관광지인 남쪽을 향해 달려가 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제7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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