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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최고의 여행 가이드 16편-더니든에서 2일차

남세스2 2024. 10.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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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전편 마지막에서는 뉴질랜드 대학들의 간단한 특징들에 대해 알아보았지요. 오늘 첫 번째로 들러볼 곳이, 바로 더니든 시민의 자부심이 쩐다는 오타고 대학을 방문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간략히 소개를 했던 것입니다. 더니든은 뉴질랜드 여타 도시에 비교해 영국 빅토리아와 에드워드 시대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도시로, 거리 어디에서나 당시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건축물을 만날 수가 있는 곳이죠.

 

오늘날에는 이들 건축물에 이색적인 카페나 부티끄, 그리고 기타 명소들이 입점,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어, 역사와 현대가 잘 조화된 휴식 장소로서도 훌륭한 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명성이 자자한 오타고 대학으로 가 보겠습니다.

 

2. 더니든에만 있는 것(2)

오타고 대학교: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대학교로, 아름다운 캠퍼스와 역사적인 건축물로 유명합니다. 오타고 대학이 더니든 시민에게 어느 정도 자부심이 강한지 알아보려면, 다음과 같은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는 것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이며 세계적으로 동급 대학은 미국에 하버드, 스탠퍼드 그리고 예일 대학교가 있다. 보통 오타고 의대를 떨어지면 하버드 의대에 입학하던지, MIT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한다. 국내 유명 과학고 출신들이 국내 의대에 시스템상 지원을 못하기에 오타고 의대에 시도해 본다. 하지만 보통 오타고 떨어지고 하버드나 프린스턴 같은 예비 보험으로 지원한 대학에 붙는다."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요. 더니든 시민들의 자부심을 이해하기 위한 아주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합니다.

 

무엇이 이 학교가 특별한지 살펴보면, 오타고 대학은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에 의해 1869년에 설립, 1871년 개교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입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유일하게 의학계열 학과가 있는 고등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꿈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집을 떠나, 뉴질랜드 남쪽 더니든으로 이 학문을 배우기 위해서 몰려든다고 하죠. 특히 뉴질랜드에서 유일하게 치의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도 오타고 대학의 약 70%의 학생들은 외부지역 출신 학생들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의학계열만큼은 뉴질랜드에서는 넘사벽인 거죠..

 

더니든 오타고 대학교(Otago University)

 

더니든 기차역: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며, 화려한 내부 장식이 인상적인 특징으로 잘 아려져 있습니다. 그러하니 기차역 그 자체로도 관광 명소로 알려져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주변마저도 경관이 뛰어나 둘러보기 좋은 곳입니다.

 

유래를 살펴보면, 1906년에 당시 부유했던 더니든의 지위에 어울리는 화려한 기차역이 건설됐는데, 지금까지 처음 지어진 모습 그대로 잘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기차역 특징인 건물 내외부를 보면, 검은색 현무암에 오아마루 석회로 외장을 한 정교한 플란더스 르네상스 스타일을 따르고 있습니다.  조지 트루프라는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고 하는데 규모가 어마하고 장엄하며,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고급 타일과 석재로 섬세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예술품 그 자체를 보는 느낌을 받습니다.

 

플랫폼도 1km에 달하는 큰 도시 규모의 역사로 건물 자체가 고풍스럽고 럭셔리하여, 많은 관광객은 물론, 매년 10월에는 남섬의 패션쇼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곳이니 인증샷을 담기 위해서라도 한번 들르기를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더니든 기차역과 주변

 

타이리 강: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어,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입니다.  특히 강을 따라 운행되는 협곡 열차는 기암절벽의 협곡을 감상할 수 있는 매우 흥미 있는 코스변, 방문지로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더니든 식물원, 펭귄 보호구역, 알바트로스 센터:  다양한 꽃들과 식물들을 볼 수 있는 식물원과, 세계에서 가장 큰 황제펭귄 서식지가 더니든 시내와 근교에 있습니다. 또한 희귀 조류인 알바트로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알바트로스 센터도 근처 해안가에 있으니 동식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기억해 두실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더니든 펭귄 보호구역

 

라나크 성(Larnach Castle): 라나크 성을 가보지 않고는 더니든을 여행했다고는 할 수 없다는 그런 말이 있지요. 더니든 시내를 감싸고 있는 만 한 편의 언덕에 외롭게 우뚝 솟아 있는데, 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의 고성처럼 크지는 않습니다. 오래된 유럽풍의 아담한 대 저택이 어울리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성을 보기 전에 시내에서 성까지 가는 길이 재미있습니다. 깊숙이 들어온 호수 같은 바다와 멀리 시내 전경을 보면서 구불구불한 반도 길을 드라이브하는 운치가 제법 쏠쏠한 곳입니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성이 있는 장소에 와서 아래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경치를 보면, 명당이라 할 수 있는 곳에 터를 잡은 것이라 딱 생각이 됩니다.

 

유래를 보면 무역상이자 정치가인 라나크가 그의 세명의 아내 중 첫 번째 아내를 위해 1871년에 건축했다고 하는데, 라나크 자신은 국회의사당에서 자살로 마감한 비극적인 삶을 산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지요. 참, 아이러니한 것은 유럽의 여러 성 투어를 하다 보면, 라나크 성의 역사처럼 아내나 연인에게 평생을 바쳐 성을 선물하고, 정작 본인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스토리를 레퍼토리처럼 듣습니다.

 

이 빅토리아 시대의 라나크 성은 1967년에 한 가문에 인수되어 복원된 형태를 지금 보는 것이고, 현재는 숙박할 수 있는 롯지(Larnach Lodge)와 연회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 내부에 당시 고급스러운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방들과 아름답게 잘 조성된 정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기 온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둘러보고 휙 떠나기에는 아쉬운 여운이 남는 장소로, 여기서 하룻밤 묵으며 여유 있게 아름답게 조성된 정원과 주변 경관을 함께하는 시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곳입니다..

 

라르나크 성과 오타고 반도(Larnarch Castle & Otago Peninsula)

 

3.  현지 맥주, 양주, 포도주 즐기기

맥주 생산: 앞서 크라이스트처치 편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뉴질랜드는 나라 규모에 비해 알코올 종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한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여기에도 배경이 있습니다. 맥주 종류가 다양하고 품질이 좋은 이유는 1770년대에 양조를 시작한 이래, 전통이 계승되어 다양한 양조 기술을 활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로열티를 주고 수입에 의존하는 형식이 아닌 수제 맥주가 전통 계승되다 보니, 자연스레 기술이 축적되어 고품질의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중요한 것이 물이 좋은 곳에 음료나 주류공장이 있듯이 여기 뉴질랜드의 물이 특급수인 이유도 큰 요소라 볼 수가 있습니다.

 

더니든의 대표적인 맥주 양조장으로서는, 1876년에 설립된 스페이츠 브루어리(Speight’s Brewery)가 있는데, 뉴질랜드 어디서도 볼 수가 있는 유명 브랜드로 개인적인 견해로도 맛이 깊은 프리미엄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츠 브루어리 외에도 여러 양조장이 있어, 다양하고 독특한 맛의 맥주를 시음하고 양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흥미 있는 코스이니,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곳이죠.

 

스페이츠 맥주 양조장(Speight's Brewery)

 

양주 생산: 뉴질랜드가 양주 생산이 발달한 이유를 하나로 묶어 말하자면, 청정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농업 자원을 가지고 있어, 고품질의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와인 생산국으로서 시너지 효과, 그리고 정착민들이 위스키 원조 국가인 스코틀랜드인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의 결합된 요소가 뉴질랜드 양주 생산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포도주 생산: 뉴질랜드의 많은 지역이 포도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 더니든 주변 지역도 같은 조건을 갖고 있어, 여러 종류의 포도주가 생산됩니다. 특히, 피노 누아(Pinot Noir) 품종은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브랜드로 맛이 깊고 부드러워 아주 인기 있는 포도주입니다. 한국에서도 큰 매장에서는 찾아볼 수가 있는데, 한번 시음해 보세요. 호불호가 크지 않은 대중의 맛을 가진 좋은 품종의 포도주라 평하고 싶습니다.

 

요약하면, 더니든은 맥주와 양주, 포도주 모두에서 독특한 맛과 높은 품질의 주류를 생산하는 지역입니다. 이곳의 양조장과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이 지역 특색의 다양한 주류를 경험할 수 있고, 그 자체가 관광이니  일정에 꼭 포함되어야 할 이벤트라 봅니다.

  

초콜릿 체험: 더니든 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이 초콜릿 공장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아실 거예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그리고 마틸다 등 수많은 아동 작품을 쓴 영국 아동문학의 거성 로알드 달(Roald Dahl)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바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여기 더니든 초콜릿 공장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작품입니다. 1971년과 2005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로알드 달의 상상에 쩌는 모든 작품들이 다 재 미가 있죠. 어른이 읽어도 엄청 재미있습니다.

 

그 정도로 여기 더니든 초콜릿 공장은 의미가 있는 장소이니 한 번 둘러볼 가치가 있죠.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원래 공장인 캐드버리가 문을 닫고 작은 공장 규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예전보다는 규모에 있어서 훨씬 못 미친다 하는데, 그래도 수제품 쪽으로 강화하여 프리미엄급의 초콜릿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하네요. 다행인 것은 공장투어도 예전처럼 하고 있다 하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4. 16편을 마치면서

원래 이번 편 글쓰기 계획은 더니든 일정을 마치고 와나카 호수로 출발하는 과정까지의 기록을 남기려 했는데,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더니든이 역사가 깊고 여행적인 측면에서도 시간을 갖고 둘러보아야 할 곳이 많아, 이틀 일정으로 담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글을 쓰면서도 알게 되네요.  하여간 오늘 마무리 짓지 못한 일정은 다음 편에서 계속 진행하고, 본격적으로 서던 알프스 산맥 방향의 북쪽으로 향해가는 일정을 잡겠습니다.

 

-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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